May Day in Jeju
75주년을 맞이한 4.3, 43주년의 5.18.
이 시점에 우리의 예술적 실천행위는 어떻게 역사에 기록될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있는 지금 무엇을 들여다보고 기록하고 생산해야 하는 것일까.
민주화의 성지라고 명명되는 광주는 43주년을 맞이하며 26회차의 공식 기념행사와 35회차의 기념 전시를 준비 중에 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경험세대보다는 비경험세대의 비율이 높아지며 기억과 기념에 대한 새로운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경험자와 비경험자로 구분지어 자격을 논하고, 당사자성을 내세웠던 오월은 특정인들의 전유물이 되기도 하고, 그렇게 성역화된 오월의 매년 반복되는 기념행사에서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란 이유로 조롱과 또 다른 폭력이 양산되기도 했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문제이기 때문에 저항과 해결을 위한 요구로 선전적 재현의 이미지가 나타나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공감이 쉽지 않은 시대인 것은 분명하다. 또한 신성화와 상품화를 추동하며 권력 메커니즘이 작동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끊임없이 해석하고 발화해야 하는 것은 희생된 수많은 무명의 영혼을 기억하며 아픈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함임을 모두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억과 기념의 방법론과 공감의 문화를 어떻게 이어갈지에 대한 사유를 게을리 할 수 없다.
오월정신과 4.3정신은 도처에 잔존해 있는 이 시대의 권력과 폭력을 경계하고 저항하는 근간이 되는 정신으로, 여러 미시저항들과 연대하며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실천적 행위들은 현대사회의 억압과 차별에 저항하는 일상속의 민주화운동으로 평화를 향한 이 시대 미술인들의 연대 의지와 함성으로 지속되어야 한다.
< May Day in Jeju >는 오월과 같은 4.3의 국가폭력에 대해 어떻게 공감하고 연대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또한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우리사회가, 혹은 다음세대가 어떻게 기억하고 기념할 수 있을지, 그 기억을 이어 어떤 미래를 상상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사유를 담고자 했다.
조정태 작가는 얼굴 없는 빨간 군상들의 모습으로 마지막 저항의 모습과 염원의 나무를 통해 역사와 미래를 향한 염원을 마주하게 한다. 또한 누구도 정의할 수 없는 신념에 의한 대립 속에 있는 소시민의 인물들을 배치해 현재까지 이어지는 잔혹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김현돈 작가는 민간인 학살에 주목하여 광주와 제주의 시공간을 연결한다. 2019년 5.18행방불명자 유전자가 일치한 유해가 발굴되었던 옛광주교도소(사적22호)에서 출발해 제주 4.3의 주요 학살터로 시선이 옮겨간다. 개발계획으로 사라질 공간과 관광지로 더 유명한 공간은 역사의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강수지, 이하영 작가는 오월 이후 무엇에 저항할 수 있을까에 대한 자문을 시작으로 오월정신 기념비를 마주하며 느낀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5.18 기념공원 대동광장에 설치된 오월정신 기념물 ‘글라스파사드’에 남겨진 새들의 충돌흔에 주목해 기억 사업의 일환으로 기념비가 세워지는 과정을 추적하고 ‘대동세상’과 오월정신의 의미를 되묻고 있다. ■ 김선영(독립큐레이터, 오버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