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업노트-강수지&이하영
본 작업은 '5.18 이후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우리는 무엇에 저항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부터 출발했다. 공동체와 생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및 활동가와 협력해온 강수지·이하영은 야생조류유리창충돌 기록자이자 비건-동물권 활동가인 희복과 함께 저항의 방식과 기념비에 대한 상상력의 확장을 시도한다.
5.18 기념공원 대동광장에 설치된 오월정신 기념물 '글라스파사드'에 남겨진 새들의 충돌흔에 주목해 기억 사업의 일환으로 기념비가 세워지는 과정을 추적하고 지역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단어인 '대동세상'과 '오월정신'의 의미를 묻는다.
관람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전시장에 비치한 버드케이크 형태의 기념물은 도덕적 우위를 점한 익숙한 형태의 기념비에서 벗어나 서로의 삶에 관여하는 연대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작품이 연대란 결국 모든 존재가 배고픔을 느낄 줄 아는 보통의 몸임을 확인하는 것에서 출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위장의 연대', 누구도 헤치지 않는 기념비를 향해갈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