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노트
< EKOPHRASIS >는 이미지를 소리로, 소리를 다시 이미지로 변환하는 두 개의 시스템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변환 과정은 순서가 없이 동시적으로 발생하고 두 시스템을 감싸고 있는 환경에 영향받는다.
2022년의 전시 ≪Proto Carbon≫에서는 참여자가 만든 조형물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3D 게임을 제작하고 인공지능이 이를 플레이하게 했다. 2023년의 전시 ≪Soft Carbon≫에서는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조형물과 스크린의 이미지를 통해 가상의 행성을 실제 공간에 투영했다. 전자가 각자의 세상에서 나온 파편이 모여 이루어진 독립된 가상 세계라면 후자는 감각되고 인지되는 세상을 물리적인 실제 세계에 겹쳐 두려는 시도였다. 이 두 번의 전시를 통해 우리가 속한 사회, 나아가 실재하는 자연마저도 우리 인간의 입장에서는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가상임을 주장하고자 했으며, 이는 현실이 고정된 것이 아닌 확장되는 것으로 파악하기 위함이었다.
이전의 전시가 현실의 확장을 통해 서로의 다름을 인지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서로의 다름에서부터 생겨나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전 전시에서 현존하는 듯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사용했다면, 에서는 두 개의 시스템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되는 세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시각과 청각, 두 가지 신호를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출력하는 시스템은 서로 다른 언어와 사고방식을 통해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여기에서 현실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또 피어난다.